제인에어 2
독후감
제인에어 2 (샬럿 브론테)
민음사
그렇게 엔딩이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니었다. 나는 그녀가 인도에 갈 수 있었던 가능성이 있었을 때 상당히 기쁜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인도행이 아닌 로체스터와 같이 있겠다는 선택을 했을 때, 나는 상당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인도행이 그녀의 삶을 확연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고 그녀 자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고 믿은 것이다. 솔직히 그 생각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때의 시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생각은 맞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이 책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의 나는 이런 생각이 확고한 상태였다. 그녀의 선택에 관해 전혀 긍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그대로 표현했었다. 내 말을 들은 상대방은 적잖이 놀랐고, 그녀가 본 제인 에어를 말해주었다. 그녀가 말하길 그때의 시대를 생각하면 그건 정말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때 여자가 출세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 밖에 없었고 그게 최대의 행운이라고 생각되었다는 것이다. 인도행은 자신의 명을 줄이는 길 뿐만 아니라 평생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나는 가치관이 다름을 깨닫고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며 더이상 나의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다.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제인 에어와 같은 소설을 읽었더라도 말이다. 변함없는 사랑과 한 사람으로서의 지조, 결단력, 생각의 논리 등 다양한 배울 거리를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을 뿐 사랑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생각을 바꾸어 주지는 못했다. 나는 나의 고등학교 생활에 너무 감사한다. 정말 값진 경험들을 어릴 때 함으로써 많은 것을 깨닫고 현재의 나를 만들 수 있었다고 확실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 모든 것을 경험했다. 처음으로 진짜 사랑이라는 걸 해보았고, 나도 알지 못했던 모습, 내가 사랑을 하면 어떻게 변하는지 등 처음보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또 동아리 리더로서 30명 안 되는 어쩌면 작은 그룹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처음 리더로의 마음가짐과 어떻게 그들을 이끌어 내야 하는지, 진짜 현실적인 부분인 돈과 관련된, 예산측정과 사용 등의 일도 직접 해 볼 수 있었다. 마지막 큰 일로서 나를 바꾸어 놓은 것은 입시였다. 두 번의 입시를 겪었는데, 이 일들로 인해서 입시라는 전체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고, 그들이 그걸 왜 원하는지가 궁금했던 처음의 궁금증을 모든 입시가 끝이 난 후에 깨달을 수 있었다. 입시란 그저 작은 부분에 불과할 수도 있었겠지만, 2번 이나 겪은 그 경험은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고 결과조차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항상 시간을 투자하면 어떤 결과를 내었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시간을 버리지 않았다고 자기 합리화할 가르침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건 곧 내가 세상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내 꿈을 이세상에서 이루려면 어떤 결과를 보여주어야 하는지 실질적으로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들에게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거, 생각만 해서는 그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 그리고 이 배움은 앞으로 내 꿈을 이뤄 나가는 데 공식처럼 작용할 것이다. 이전까지의 나는 생각에서 주로 멈추고는 했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무서웠던 것 같다. 나는 이전까지 입시에 대해 그리 좋게 보는 입장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상당히 값진 경험이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깊게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겪을 일들의 맛보기를 고등학교 때 조금씩 해볼 수 있었다. 이 일들 덕분에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나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사랑을 믿지 않았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다. 나의 경험으로써 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는데, 특히 사람과 관련된 일이 그랬다. 친구와 관련된 일은 그나마 많이 겪어서 나 자신을 컨트롤하고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나 스스로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 놓았지만, 나는 고등학교 때 그 사랑을 한 이후로도 그 추억을 잊기란 어려웠으니 더 이상의 기억을 그 위에 덮을 수 있는 사람을 보지도 못했고 내가 원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만약 사랑을 다시 하게 되면 나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는지 없을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이후로 사랑을 하면 그때의 내가 다시 나와 내가 하던 일을 스스로 망칠까 두려웠던 것이다.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일이든 진행될 때는 제 3자로서, 정말 객관적으로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랑을 할 때 내가 그랬다. 그래도 다른 일들은 정말 일들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감정을 오랫동안 가지고 하는 일도 아니고 해서 어떤 미련이나 객관적인 시선으로 벗어나기 정말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사랑은 감정 그 자체의 일이기 때문에 나의 경험에 있어서 그 후로부터 사랑은 나의 꿈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전락해 버렸다.
나는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했었다. 물론 그 시대의 상황을 생각하더라도 나는 그녀의 결정이 아쉬운 걸 어쩔 수 없다. 아무리 그런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이후 그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닫았다. 나는 나의 목표를 이루어 얻는 성취를 통해서 나의 존재를 인식하는 반면 사람들은 사랑과 같은 감정을 통해서 인식하는 게 많은 경우에 속하는 듯하다. 나는 가끔 부자는 되고 싶어하는데 일은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경멸의 시선을 거두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나는 그게 바로 가장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사람들에게 하면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 부자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나 복권에 대해서 불공평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들이다. 사실 나는 그것에 대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힘들 게 해내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우리의 삶은 절대 편할 수 없다. 편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 시간들은 내 머릿속에서 잊혀져 아무것도 아닌 삶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복권과 금수저 같은 경우는 이런 기회를 놓칠 것임이 틀림없다. 복권이 당첨되고도 가치 있을 경우는 이런 때가 될 것이다. 정말 그 복권만을 위해 연구를 하고 경험을 쌓는 등의 노력을 했을 때이다. 그리고 금수저라는 건 솔직히 그 개인의 인생이며 우리는 부모님을 절대 바꿀 수 없다. 내가 노력을 해도 전혀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더이상 생각하지 않고 차라리 그럴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게 나를 더욱 위한 일이 될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어떤 일을 이루기에 너무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망설임 없이 도전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는 동안 다른 일은 하지 못하는 희생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시간은 어떤 일을 제대로 이루기에도 벅찬 짧은 인생이다. 그래서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인생을 잘 살았다고 결론 내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참 안타까운 건 사람들은 자신에게 보다 남에게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는 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혼자 살아갈 수도 없기에 물론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필요하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에 있다. 우리는 남이 존재하기에 우리의 존재를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점에 매료되어 그것에만 집중하면 결국엔 나를 잃게 된다. 나만의 시간을 갖는 데 두려움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제인 에어와 같은 어린 시절이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확신할 수가 없다. 그저 나는 독립성을 심어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에는 그녀의 의지가 전혀 담겨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 뒷 편 문구에 그런 말이 적혀져 있었다. “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은 일본의 부모들이 선물하는 책 1위” 그리고 그 뜻을 너무 잘 알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안타깝기도 했다. 제인 에어를 그저 강인한 한 명의 여자로 보았다는 사실이 말이다. 물론 이런 문구를 집어넣은 것은 같은 여자인데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되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하다가 이 문구는 남자는 포함하지 못할 수 있는 게 될 수 있다. 제인 에어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어떤 순간에 있어서도 이런 정신을 포기 하지 않음으로써 높은 정신에 이를 수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인도에 가는 게 그녀의 목표를 포기하는 하나의 길일 수도 있겠다. 그녀의 성격을 보면 돈이라는 것에 빠지지 않고 그녀만의 목표를 스스로 세울 수 있었으며 그에 맞게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인도에 가지 않고 로체스터의 곁에 남겠다는 결정을 할 리 없다. 즉, 그녀의 인생에 있어 목표는 자신의 주위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과 상호작용하고 자신을 그로서 발전 시키는 길이 그녀의 목표였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녀를 책 속에서 만나보면서 나의 목표를 확신하고 나를 좀 더 알 수 있었다.